🚨스포주의🚨
미리 플레이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mandlemandle.com/project/bystander/game

안녕하세요! 이번에 방관자: Bystander를 개발하게 된 <팀 도토리 도굴단> 입니다.
이제 유저 평가가 얼마 남지 않은 날이 되었네요.
조금 애매한 시점이지만 저희 팀의 개발 후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모쪼록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트 후기]
1. 프로젝트의 시작
방관자는 공모전의 주제인 ‘방치’라는 주제에서 시작된 게임입니다.
‘방치’의 사전적 의미 중 ‘모른체하거나 알면서도 내버려 둠.’을 보고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문장을 곱씹으며 생각하다가 탄생하게 된 게임이 방관자였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상황을 마주하고, 그 상황 속에서 다양한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때, 그 선택들을 돌아보았을 때 분명 *모른체하거나 알면서도 내버려 둔* 방관자가 된 경험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인간의 선악론을 테스트하고 그런 내 자신과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하고싶다..는 다소 거창한 생각에서 시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혼자서 아트와 기획까지 도맡아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하여,, 모시게 된 기획자 도치님
제 난해한 생각을 기획으로 정리해 구현하기 어려웠을텐데 너무 감사 또 감사합니다.. 제 애착 기획자입니다.
거기에 상상을 완벽하게 구현해주신 개발 요한님, 제 애착애착 개발자입니다..
영원히 같이 게임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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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획이 다소 대중성이 떨어지고 인디스러운 느낌이다보니
의도가 잘 전달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정말 많았는데요.
걱정한 것보다 많은 분들이 어렴풋이나마 의도를 느껴주신것같아 감격스러웠습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지만 1차 시도에 이정도 반응? 나쁘지않을지도 모르겠네요.
매일 접속하고 댓글보며 느끼는 요상야릇한 뿌듯함이 참 오묘하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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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트 비하인드 스토리
도트 그래픽이 주는 그 특유의 분위기를 정말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흑백, 포인트 컬러만을 사용한 그래픽을 항상 그리고 싶었는데
제 취향을 듬뿍담은 게임을 만들 수 있어 참 즐거웠습니다.
특히! 수인 그리기가 너무 즐거워서 참 좋았습니다.
제가 이렇게 동물 그리기를 좋아하는지 몰랐는데.. 와하하 역시 인간보다는 동물이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토끼소녀 마리나입니다.

이 사진 속 호주 토끼를 메인 래퍼런스로 그렸는데 눈 부분이 생각보다 잘 그려져서 재미있게 그렸습니다.
그외에도 코즈믹 호러를 많이 참고한 다리 지킴이라던가,

성냥갑 UI도 제 마음 속 탑3안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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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채신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성냥갑에 그려진 그림은 엔딩 부분에 등장하는 등대입니다.
아무튼 등대입니다 뭔가 등대를 암시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ㅎㅎ..
성냥은 게임 내에서 최대 9개까지 수집이 가능한데, 저는 기억력 이슈로 한 5개밖에 못모으겠더라구요.
진.짜. 어.렵.습.니.다
3. 타이틀의 비밀
타이틀에도 비하인드가 있는데요,
타이틀을 알기 위해서는 이 세계관의 비밀을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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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세계는 ‘도넛’세상입니다
플레이 하신 분들을 느끼셨겠지만, 맵의 상단과 하단 부분이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 도넛 세상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무한하게 연결되는 도넛 구조의 세상이 된다는 사실.
자세한 건 능지이슈로,,설명이 어렵네요 기획자 도치님이 알고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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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타이틀 또한 이런 도넛을 암시하는 기하학적인 느낌으로 가게되었습니다.
그 위에 움직이는 티도 안나는 붉은 점들은 바로
성냥 = 생명인 이 세상의 주민들입니다.
정보 전달할 여유가 부족한만큼 타이틀에서나마 표현해보고자 했습니다.
이외에도 다리의 작동 원리, 등대와 태어나는 사람들 등등
나름 이유있는 난해함이 존재하는 세계관이랍니다.
방관자는 제 취향을 듬뿍 담았다는 점과 짧은 개발 기간에 비해 괜찮은 완성도가 나와
더 애착이 가는 자식같은 게임입니다.
다시 돌아보니 플레이타임 10분이라는 제약으로 넣지 못한 아쉬운 부분들이 참 많습니다.
언젠가를 기약하며 더 재미있는 게임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획 후기]
방관자의 기획팀장겸 기획팀원겸 기획자인 ‘도치’입니다.
원래 실명으로 했다가 전 세계 사람들이 제 이름을 본다는 생각에
급하게 닉네임을 지었더니 ‘도치’가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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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변 사람들이 이걸 다 본다고 생각하니까 이런저런 말들을 쓰기가 어렵네요.
저는 원래 게임 개발과는 전혀 접점이 없는 사람이었어요.
아트팀장님과 개발팀장님께서 채찍질을 해달라고 저를 PM으로 영입했던 것이 1년전 일이네요.
그 때 하던 프로젝트는 이미 망해버렸지만요.
이번에는 아트팀장님께 기획자로 영입당해서 방관자의 기획을 맡게 되었습니다.
방관자에 제 취향이 담긴 설정들을 잔뜩 넣었는데,
이것들을 게임에서 잘 활용하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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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 세계는 말이 거창할 뿐이고 사실 팩맨이랑 똑같은 세계임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왼쪽과 오른쪽을 이어붙여서 영원히 반복하는 세계를 만들었어요.
도넛 세계를 통해서 니체의 영원회귀와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의 메세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구형도 한 바퀴 돌면 제자리로 오긴하는데요…개발상 도넛이 만들기 편하니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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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인 트롤리 딜레마는 선로 밖에서 선택하는데,
방관자에서는 몰입감을 위해서 자신의 생명을 나눠주게 만들었어요.
선로 밖에서 선택하면 뭔가…불공정한 것 같기도 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과 링크는 작은 영감을 얻게 해준 트롤리 딜레마 게임?입니다. 한 번 해보세요.
https://neal.fun/absurd-trolley-probl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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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이 점점 줄어들면서 시야도 좁아지고 과거가 잠식해오면서 뒤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유도
빼앗기는 규칙은 플레이어에게 살고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길 바랐습니다.
만들 때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지금 보니 거울나라의 앨리스가 떠오르기도 하는 설정이네요.
플레이어는 살기 위해서 계속 앞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뒤쳐지고 끝내 빛을 잃어버리고 마는 세르게이를 생각하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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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들의 이름은 러시아 풍의 이름으로 하면 좋겠다.'는
아트팀장님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지었습니다.
러시아 유명 인물들을 검색해서 한국식으로 발음해도
어색하지 않은 어감을 가진 이름으로 골랐습니다.
처음 등장하는 세르게이의 이름은 이상하게 입에 착! 붙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야! 세르게이였군요. 지금 생각해보니 야! 세르게이였군요.
개인적으로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좋아해서 이름을 따오려고 했지만,
입에 착! 붙는 이름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장남 드미트리의 이름만 사용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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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는 사람들을 선로에 잔뜩 묶어서 선택의 난이도와 스케일을 키우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다리에 사람들이 많이 있다 → 왜 사람들이 많이 있을까? → 살아남을 수 있어서
→ 왜 살아남을 수 있을까? → 다리에서 빛이 나서 → 왜 다리에서 빛이 날까? → 등대에서 에너지 공급을 해줘서……
이런식으로 일단 사람들을 선로에 묶어놓고 왜 묶였을까? 하고 생각해서 만들어냈습니다.
죽어나갈 사람들을 만들고 왜 죽어야하는지 설명하다니 그렇게 좋은 사람은 아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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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 캐릭터의 잔상이 남는 것은 개발 중간쯤에 떠오른 아이디어입니다.
그래서인지 기술적인 문제로 꽤나 애를 먹었었어요.
저의 빈약한 설명을 듣고도 제 시간에 구현해주신 개발팀장님...감사…합니다…
잔상을 남김으로써 플레이어가 화면의 왼쪽을 좀 더 바라보게 유도하고,
이미 지나간 지형을 통해서 회차 플레이에서 성냥을 더 모을 수 있게 돕기를 바랐는데
의도대로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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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데이터 테이블을 처음 써봤습니다. 제 1,2,3 정규화? 적용 못했습니다.
그래서 대사 추가할 때마다 손으로 하나씩 옮겼어요.
더 나은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바로 적용하자니 이미 개발은 진행중이고
시간은 얼마 안 남았고 그래서 제가 머리보다 손가락이 조금 더 고생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게임을 만들 때는 세련된 테이블을 만들고싶어요.
첫 게임이다보니 부족한 전달력이나, 부족한 캐릭터성등의 아쉬움은 있지만
제가 만들고싶었던 매력적인 세계를 잘 구상한 것 같아 뿌듯합니다.
게임 기획자가 기획자로서 하는 일들을 어떻게 잘 할 수 있는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게임을 만들어나가는 재미가 머릿속에 남아있어 계속 만들게 될 것 같네요.
공모전을 통해 게임개발을 경험하게 제안하고,
제가 상상하던 내용을 게임으로 구현해준 팀원분들께 감사를 표합니다.
방관자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개발자 후기]
방관자는 제가 떠올린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굉장히 작은 씨앗에서 엄청난 기획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방관자는 기획 의도가 드러나지 않는다면 그냥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정말로 기획이 정말 중요한 프로젝트였어요.
근데 그걸 해내더라고요.
물론 유저 댓글 보면 미흡한 게 많지만
일단 이 시스템을 짧은 시간에 기획했다는 게
저로서는 불가능한 기획력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저의 개발력 이슈로
타협하고 넘어간 부분이 꽤나 많아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래도 배운 것들을 잘 활용했고 후반엔 엄청난 스파게티 코드였으나
그럼에도 버그가 적게 나와주어서 참 .. 고마운 프로젝트라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이 짧은 시간에 이정도의 아트퀄리티를 뽑아낸 것도 감탄했습니다.
제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느꼈어요.
언젠가 방관자 세계관을 확장해 진짜방관자 게임을 출시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플레이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인사드립니다.
-도토리 도굴단 일동 올림-